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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거북이

Raconteur 2008/04/04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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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한국일보


대구 동성로에 나가면 그 주에 어떤 음악이 가장 인기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거리마다 음악 테잎을 파는 좌판이 하나씩 있고, 가게 주인은 하루 종일 한 곡의 음악만을 반복해서 틀어놓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사랑을 받았던 곡들은 모두가 대구 동성로의 한 주를 점령했습니다.

거북이를 처음 만난 건 그런 시내 한가운데였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귀를 내어주면 기다렸다는 듯이 파고드는 독특한 목소리의 랩과 쉬우면서도 중독성있는 멜로디, 무엇보다 희망이라는 거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다는 사실을 믿게 해주는 그 가사들. 거북이가 울려퍼지던 그 주의 대구 동성로는 유난히 밝게 느껴졌었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았습니다. 각종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한 거북이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저 세 사람은 정말 신나게 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밝은 목소리로 방송을 즐기고 음악을 즐기며 신나게 놀다가곤 했습니다. 아, 정말 걱정도 아픔도 없이 사는가 보다- 하고 그때 저는 오해를 했었습니다.

심근경색이라는 병이 큰 병이 아닌줄 알았습니다. 터틀맨 때문이었습니다. 그 무섭고 아픈 병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이겨내는 듯 했습니다. 차라리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다시 무대에 서서 웃고 즐기며 노래를 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도 밝고 힘차서 병 같은건 이제 다 떨쳐냈다고, 심근경색이라는 거 별거 아니었다고, 그렇게 오해를 했었습니다. 터틀맨 때문이었습니다. 그가 우리에게 항상 웃는 모습만 보여줬기 때문에, 그 웃음 뒤에 숨어있을 고통 같은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혹독하게 살다 이렇게 슬프게 떠날 거라면, 그는 차라리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죽음은 더욱 슬픕니다. 그 모든 희망의 노래들을 스스로 만들어 우리에게 선물해 줬던 그가, 내일도 만나면 웃으며 어깨를 토닥여주고, 사는 게 어려워도 조금만 더 힘내라고, 힘들면 언제든 거북이와 거북이의 노래를 찾아오라고 듬직한 형처럼 버티고 서 있을 것 같던 사람이기에 빈자리가 더욱 슬픕니다.

좋은 곳으로 그를 이렇게 떠나 보내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임성훈으로 보내기보다는 터틀맨으로 보내고 싶습니다. 터틀맨이라는 남자가 있었고 거북이라는 그룹이 있었다고 기억하고 싶습니다. 정말 당신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가사> 거북이 2집 - 03. 10년이 지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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