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나 소설은 물론 일기조차 쓰지 않고 사는 것이 이제 '버틴다'는 개념으로 다가온다. 일생을 주구장창 버티기에 약했기 때문에, 버티는 와중에는 항상 끙끙 앓아왔는데 글쓰기를 버티다보면 종종 잠을 설치는 후유증을 겪는다. 게다가 반쯤 꿈꾸는 상태에서 머릿속에다 뭔가를 써갈긴다. 그 순간에는 항상 내용이나 표현이 걸작이라고 스스로 감탄해마지 않지만, 의식이 너덜너덜한 상태기 때문에 막상 눈곱을 떼고 수염을 깎을 때 쯤이면, 비눗물과 함께 걸작들은 희끗하게 사라져버린다.


2.
갑자기 일기를 끄적이게 된 이유도 그와 무관치 않다. 오늘 아침에는 내 무의식 속에 숨어사는 입담 괜찮은 허풍꾼의 격언 한 마디를 모처럼 꽉 움켜쥘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다.


3.
인간이 기록하는 동물이라면, 그러기 위해 문자를 만들었고 그 문자를 통해 다른 동물들에 대한 우월성을 구축했다면, 하루에 한 페이지의 일기를 쓰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존엄을 향한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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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 허진호 감독 / 임수정 황정민 주연

어릴적, 빨강색을 가장 좋아하던 syo는 좋아하는 것이나 강한 것에는 항상 빨강색의 이미지를 붙여왔다. 아버지, 헐크 호건, 이소룡, 함박 스테이크, 대구는 항상 머릿속에서 빨강색이었다. 그리고 사랑. 코를 훔쳐 소매가 늘 더러웠던 철부지 시절부터 왠지 모르게 사랑은 항상 빨강, 그것도 매우 진한 순도 100%의 빨강색이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도 모르게 사랑을 숭배한다. 세상 모든 것을 아는 사람도 사랑은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른 모든 것을 명쾌히 설명할 수 있더라도 끝내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언제 어디서나 칭송받는 가치있는 개념이고 또한 어떠한 적도 이겨낼 수 있을만큼 강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사랑은 장르를 불문하고 소재로서의 신선함을 잃은 지 오래다. 작품의 주제로서의 사랑을 만나면, 소비자들은 우선적으로 팔짱을 끼고 상체를 뒤로 젖힌 자세로 냉소적인 시선을 던진다. 감히, 사랑으로 영화를 만들어? 어디 얼마나 신선한지 두고 보자고- 하는 식이다. 영화를 통해 사랑을 말하고자 하는 감독들의 불가피한 딜레마다.

허진호 감독은 관객들에게 정면 승부를 제안한 듯 하다. 시작은 애틋했던 사랑. 변질. 파국. 후회. 진부한 노선을 따라 흘러가는 영화는 색안경을 즐겨 끼는 관객들의 마른 안주가 될 지도 모를 위험에 노출되어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넉넉히 짐작하고도 남겠지만 허진호 감독은 피하지 않는다. 그 진부함 뒤에 숨어있는 너무도 고귀한 진실을 관객들에게 꺼내어 주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허진호 감독의『8월의 크리스마스』도『봄날이 간다』도 보지는 않았지만,『행복』만을 놓고 볼때, 감독은 사랑 예찬론자가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한다. 주인공 영수의 삶은 오직 은희를 사랑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은희와의 사랑을 버리는 순간까지만 행복하게 그려진다. 그 이외의 삶에서 영수는 모든 것을 하나하나 잃어가는 지독히도 불행 - 불운의 의미가 전혀 들어있지 않은 순수한 불행. 불행은 우리 나라에서 종종 불운과 비슷하게 쓰인다. Syo는 그것이 싫다 - 한 인물로 그려진다. 결국 돌아와 죽어가는 은희를 바라보며 흘리는 뜨거운 눈물 속에서야 영수는 행복이 사랑 속에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죽은 은희의 뼈를 뿌리고, 은희와의 사랑이 시작되었던 행복의 집으로 돌아가는 영수의 뒷모습에서, 이 영화가 마침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행복을 위해 사랑으로 회귀하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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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너 없으면 못살 것 같애.


<사진 출처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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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how me the money.
black sheep wall.


2.
갈 길은 멀고, 수요 공급의 원리는 냉정하다. 인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일자리는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니 맬서스라는 양반이 만들어 놓은 원리는 정말 기묘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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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심 키워드 하나하나 모으고 있는 중이지만, 올해 들어 유난히 신경쓰이는 키워드는 단연 '돈'이다. 일단 컴퓨터도 사야 하고, 살도 빼야 하고, 옷도 사야 하고, 신발도 사야 하고, 가방도 사야 하고......22학점 들으면서 과외뛸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이지만, 일단 저지르고 볼 일이다. 올해는 우리 마님과 맛있는 것도 많이 많이, 재밌는 곳도 많이 많이-가 캐치프레이즈기 때문에.


2.
『쾌도 홍길동』의 '퓨전 사극' 자칭은 사극 마니아로써 참을 수 없는 부분이다.『쾌도 홍길동』은 퓨전은 몰라도 사극은 절대 아니다. 보자. 하나,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고전 복식을 입고 나오면 다 사극인가? 양복에 군복 입고 나오더라도 『제5 공화국』은 사극이라고 보는게 옳다. 둘, 시간 배경이 옛날이면 다 사극인가? 비록 배경이 조선시대라고는 하나 『대망』은 사극이 아니라고 보는게 옳다. 사극은 역사를 다루는 드라마다. 『태왕사신기』가 비록 말도 안되는 판타지로 빈축을 샀더라도 "광개토태왕"이라는 역사 속에 살아 숨쉬는 인물을 다루었기 때문에 사극으로 보는게 옳다. 홍길동은 엄밀히 역사가 아니라 소설이므로, 『쾌도 홍길동』은 퓨전 사극이라기보다는 퓨전 TV 문학관-_-쪽에 차라리 가깝다고 하겠다. 헌데 왜 알만한 사람들이 자기네 드라마가 사극입네 광고를 하고 다니는 걸까? 사극이 안방을 완전히 점령해 버린 현재 드라마 시장의 대세에 영합하고자 하는 깜찍한 발버둥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3.
이걸 일기라고 쓰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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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말로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까 감동적이랄까. 성형이라는 것은 그저 그런 것이 있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드디어 주위에도 성형인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최초의 포문을 연 것이 시커먼 사내놈이라는 것이 조금은 쓴맛이지만, 막상 눈으로 그 결과물을 확인하니 이것 참 괜찮은데?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사람의 외모에서 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눈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이목구비가 환골탈태한 느낌이 들다니. 살짝 땡기는 듯도 했다. 90이래던데, 자리 잘 잡았더라야.


2.
늦게 간 애들까지 이제 말년 휴가를 나오는 마당에, 새벽에 갑자기 군대를 가야될 것 같은 위기감이 엄습하여 잠을 설쳤다. 재수 1년에 휴학 1년을 거쳤더니만, 재학생 입영연기 제한인 만 24세 나이까지 졸업을 못하게 되 버린 것이다. 뭐 병무청에 문의하니 만 24세 되는 해 12월 31일까지 연기이므로 그 다음해에 대학원을 가게 되면 자동으로 대학원 재학생 입영연기 제한까지 연기된단다. 애들 다 튀어나오는 마당에 모냥 빠지게 쫄래쫄래 군대가는 일은 없어도 된다니 일단 안심. 그러나 이놈의 군 정책은 정권 바뀔 때마다 불판 위의 마른 오징어마냥 엎었다 뒤집었다를 반복하니 이명박 당선인의 정책을 눈여겨 볼 판국이긴 하다. 대기업 전문연구요원을 없앤대두만. 한치 앞도 모르것다 이놈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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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대 끝날 것 같지 않던 이놈의 계절학기도 이제 슬슬 끝물이 오르면서, 1월 9일 기말고사를 마지막으로 약 한달 보름을 통으로 놀 수 있는 기회가 생기리. 그럼 그 긴긴 시간동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를 가지고 쓸데없이 고민하느라 시험공부도 안하고 이러고 있다. 하고 싶은 건 있다. 놀면서 돈 버는거-_-


2.
몰랐는데, 별순검도 끝났더라. 원체 홍자매 내 스타일 아닌지라 무려 성유리에도 불구하고 홍길동은 패쓰. 쪽대본의 비참한 말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왕과나도 주먹부림 나기 전에 진즉 GG쳤고, 결국 이산 하나 사수했는데, 대왕 세종 아무래도 보는쪽으로 마음이 많이 기울었다.


3.
와우의 바다에서 열심히 유영중인 곰돌파크. 청춘의 명복을 빕니다. 손에서 마우스를 놓았을 즈음으면 당신은 이미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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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 / 알랭 로브그리예 지음 / 박이문 옮김

이미지 출처 : Libro


한 줄의 필름이 있다. 그 어떠한 대명사로도 표현되지 않아 마치 작품 속에 없는 인물인것처럼 느껴지는 서술자가 아내 'A'와 내연남으로 의심되는 '프랭크'를 관찰한 내용이 담긴 필름이다. 아내가 푸른색 편지를 읽는 장면, 집에 방문한 프랭크와 함께 식사를 하는 장면, 식사중에 나타난 지네를 프랭크가 죽이는 장면, 식사 후 테라스 앉아 지평선을 바라보는 프랭크와 A가 있는 장면, A와 프랭크가 시내에 장을 보러 가는 장면, 그리고 하루가 지나서야 돌아온 아내와 프랭크의 귀환 장면, 평소에 말수 적던 아내가 돌아와서는 왠지 모르게 활달하게 말을 붙이는 장면까지. 이 소설에서 표현하는 모든 장면이 담긴 한 줄의 필름이 있다. 그 필름은 그대로 하나의 대물렌즈가 되어버린 서술자의 시점에서 관찰한 풍경을 담고 있다.

로브그리예가 이 작품을 써내려간 방법은 이렇다. 필름을 염산이 든 욕조에 담근다. 필름은 마치 생명이 있는 뱀처럼 고통에 몸부림 친다. 앗, 아내와 프랭크가 집을 나서는 장면이 담긴 부분이 욕조 밖으로 요동쳐 나왔다. 그 장면에 대해 쓴다. 이번에는 식사장면이 욕조 밖으로 머리를 쳐들었다. 그럼 뒤이어 그 장면에 대해 쓴다. 시장을 다녀온 아내가 말을 붙이는 장면이 수면 위로 튀어오른다. 또 그 장면에 대해 쓴다. 아내와 프랭크가 시장으로 가는 장면이 발버둥치다 다시 수면 위로 목을 내민다. 그럼 그 장면을 한 번 더 쓴다. 수 많은 현재를 제시하지만, 그 어느 현재도 다른 현재의 과거가 아니고 미래도 아니다. 이어져 있는 듯, 단절되어 있는 현재들이 병치되고 반복적으로 제시된다. 독자는 읽었던 장면을 몇번이나 반복적으로 읽게 된다.

그렇다면 똑같은 서술이 중복된다는 이야기인가? 그것은 아니다. 필름을 담근 염산은 "질투"라는 이름의 맹독이다. 필름은 그 속에서 조금씩 녹아 변형된다. 아내와 프랭크가 테라스에 앉아 지평선을 보는 장면은 처음 서술되었을 때는 그저 둘이 먼 곳을 바라볼 뿐인 장면이지만, 한참 후에 다시 그 장면이 등장할때 아내와 프랭크의 손가락에는 같은 금반지가 끼어져 있다. 잠시 후 다시 서술되는 그 장면에서 아내와 프랭크는 손을 잡은듯도 하다. 서술자의 질투가 필름속의 씬들을 점차 일그러뜨리는 것이다.

벌어진 사건만을 요약한다면, 『질투』는 그 어느 소설보다도 짤막하게 요약될 수 있다. 하지만 장면의 중복서술과 교차서술, 변형서술이 서로 얽혀들면서 질투와 집착에 사로잡힌 한 남자의 눈으로 바라본 아내와 한 남자의 관계가 징그러울 정도로 치밀하게 묘사되는 것이다.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테라스의 기둥은 물론 기둥 그림자가 바닥과 이루는 각도에서부터 그 길이까지 세세하게 묘사하는가 하면, 사건의 전개와는 전혀 무관한 바깥풍경을 묘사하는데 책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고 있다. 더구나 서술자는 마치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모든 서술을 객관적으로 일관한다. 읽는 내내 너무나 세밀하여 불편스러운 공간에 발을 담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내와 프랭크의 확인되지 않은 불륜에 대한 의심을 이야기하는 것이 주제라면, 주제와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한낱 풍경 따위를 모든 문학작품에 등장한 묘사를 통틀어 가장 치밀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철저하게 서술한 것은 로브그리예의 실수이거나 표현력의 과시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아내의 불륜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장면까지도 광적으로 디테일하게 묘사함으로써, 질투에 사로잡혀 아내를 관찰하는 남편의 내면을 직접적인 언급없이도 생생하게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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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분여사 납치사건 / 김상진 감독 / 나문희 주연


나문희를 위한, 나문희에 의한, 나문희 원톱의 영화. 그 색깔 곱기(?)로 유명한 유해진조차 별로 기를 못편 영화. 유건은 왜 나와야 했는지 삼일을 생각해도 도통 알 수 없는 영화. 주연 배우 탓에『거침없이 하이킥』이 오버랩 되어 티켓을 끊은 관객들로 하여금 쓴 입맛을 다시게 하는 영화. 그럼에도 유일한 구원투수는 나문희님이라는 것은 사실.

당초에는 상당히 보고 싶은 영화였는데, 막상 뚜껑이 열리자 주변에서 웬만하면 돈 주고 보지 말라는 권유(?)가 빗발쳤다. 왜? 라고 물으면, 씁쓸한 표정으로 "걍, 정 보고 싶으면 봐라."고 대답하니 이건 왠지 모르게 절대 보지 말란 말보다 포쓰를 풍기는지라 귀 얇은 Syo는 결국 티켓값 지불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대한민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불법다운로드'를 통해 어떻게든 영화를 본 결과, 그저 그렇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어디가 제일 재미있었냐고 물으시면 그저 그렇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제일 웃긴 대사가 뭐였냐고 물으시면 그저 그렇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보고 나서 뭐가 남느냐 물으면 그저 그렇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 그저 그렇다는 평을 내리고 싶다-_-

99년 주유소 습격사건으로 어린 Syo에게 감동의 원펀치를 날렸던 김상진 감독 코미디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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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교수님이 세 시간 강의에 한 시간 반을 호통으로 일관하시는데 분명 이유 있다. 공부를 등한시하는 학생들의 성적은 언제나 교수님의 기대 이하고, 성적을 잘 받는 학생도 교수님께서 항상 강조하는 제대로 된 방식의 공부를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지. 인정 인정. 그래도 그 호통에는 정말 얼마나 주눅이 드는지. 교수님의 그 열변들은 물론 다 정론이다. 오히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몸소 익힌 학습 방법을 공짜로 나눠주시는 것에 다름 아닌데, 알면서 왜 나는 서교수님이 좋아지지 않는 걸까? 내일도 여지 없이 한 시간 이상 동안 지속될 교수님의 포효를 그대로 들이켜야 할 것이기 때문에?


2.
요즘들어 한국어로 부르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알겠는데 가사 없이는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힘든 노래가 드문드문 있다. 슬프다. 수 많은 음악 재생 프로그램 중에 내가 알송을 선호하는 이유는 싱크 맞춘 가사를 자동으로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 가사 데이터베이스는 대개 네티즌들이 노래에 맞춰서 하나하나 올리는 방식으로 수집된다. 요놈의 가사창은 노래를 이해하는데 퍽 도움이 된다. 또한 노래에 따라서는 부가적으로 가사창이 개그 기능도 보유하고 있다. 듣기 능력이 너무도 출중한 몇몇 네티즌들이 가사는 물론 애드립에서 추임새까지 모조리 입력하면 이런 일이 발생한다. 가사창에 "워우워어~" 라든가, "쉐리립 삐~" 라든가 하는 글월이 뜨면 웃음이 터질 수 밖에 없다. 소몰이 가수일수록 빈번히 웃고 즐길 수 있다. 어떤 노래인지는 밝히지 않겠지만 게중에는 "뭐래는 거야 ㅅㅂ"라는 가사가 뜨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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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 사이, 그러니까 2007년 12월 31일 밤부터 2008년 1월 1일 사이에 아무런 감정의 기복이 없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다. 조금만 더 어렸더라면 지나간 한해를 반성하거나 새해를 위한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우며 두근거리는 가슴에 주먹을 불끈 쥐고 새로 뜨는 해를 응시하지는 않았을까. 혹은 조금만 더 나이를 먹었더라면 이뤄놓은 것 없이 나이만 또 한 살 더 먹는구나- 하는 생각에 즐거움보다는 씁쓸함을 위로하고자 술 한잔을 꺾지 않았을까. 이도저도 아닌 경계에 서서 정말 아무런 느낌 없이 헌 해를 보내고 새 해를 맞이했다는 사실은 기념할 만한 일일까?


2.
어젯밤은 왜 그리 추웠는지, 아침에 일어나니까 꼭 닫힌 창문틈새로 새어드는 냉기가 얼굴로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에이씨, 비몽사몽간에 일어나 발치에 차곡히 개어져 있던 예비 이불을 펴서 덮고 있는 이불 위에 얹었다. 이불을 듀얼코어로 구성하고 나니까 이제 살겠다 싶었다. 얼굴이 추워서 깼으면서 이불 두개 덮고 여전히 얼굴은 내놓고서는 이제 살겠다 싶었다니. 정초부터.


3.
내가 겨울을 좋아하는 꽤 비중있는 이유 중 하나는 무거운 이불을 덮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뭔가 따뜻하고 포근한 것에 눌려 자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면 따뜻한 이불 두 장이라든가, 뜨끈한 여자친구라든가. 집에 살때는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 어머니께서 장롱에 켜켜이 쌓아뒀던 두꺼운 자리와 무거운 이불을 내셨다. 그러면 어린 나는 마치 새로운 집에라도 이사온 양, 이불 속에 묻혀 이리 뒹굴 저리 뒹굴하다가 잠드는 것이다. 이불 두개를 덮으면 별로 졸립지도 않은데도 잘 수 있다니 뿌듯하다. 그 무게감이 어찌나 좋은지. 제일 자고 싶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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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터틀타웁 감독 /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2004년, 그러니까 시간 많고 할일 없던 재수시절(-_-), 그땐 그렇게 갈 데가 없었는지, 언제나 조조할인은 우리 차지였었는데, 돈 오백원이 어디냐고 난 고집을 늘 피웠지만 사실은 좀 더 일찍 보고싶은 그대따위는 있지도 않아 슬펐고 내 책상 서랍에는 영화표들만 고이 쌓여갔다. 그 해 개봉한 영화는 거의 다 본 듯. 그때 니콜라스 케이지를 꼭 닮은 내 친구를 옆에 앉혀놓고 봤던 『내셔널 트레져』속의 니콜라스 케이지는 방방 날아다녔다. 속편 나올 줄이야. 니콜라스 케이지와 전혀 닮지 않은 여자친구를 옆에 앉히고 봐서 그런지, 이번에는 좀 덜 방방 날아다니는 케서방. 한 해 한 해 그의 얼굴에 새겨지는 세월의 흔적이 안타깝다. 보약 한 첩 해야겠다.

『내셔널 트레져』는 역대 모험 영화들이 갖추어 온 모든 요소들을 거의 그대로 답습하는 전형적인 모험영화다. 방해꾼이 등장하고, 방해꾼과의 추격전이 펼쳐지고, 방해꾼은 항상 주인공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단서를 날로 먹으려 하고, 그런 보물의 단서는 항상 관객들이 '진짜?' 라고 생각하기 마련인 곳에 - 이를테면 미국 대통령 책상 따위에 숨겨져 있고, 결국 보물이 묻혀 있는 장소에서 방해꾼과 조우한 주인공 일행은 총을 겨눈 방해꾼의 협박에 이기지 못해 함께 보물을 찾으러 나서고, 언제나 보물을 찾다 보면 재난에 빠지고, 방해꾼은 모든 재난 상황에서 지 먼저 살고자 하고, 결국 어떻게 저떻게 보물을 찾고, 보물 한번 만져 보자마자 동굴이 무너지는 그런 뻔한 스토리 라인.

진부한 라인을 진부한 느낌이 들지 않게 적절한 스릴과 코믹요소들을 배치하며 잘 따라나가던 영화는 막판에 색다른 패를 던져보는데 그게 참 씁쓸하다. 대저 악당이라함은 보물을 찾고 나서 마지막까지 욕심을 부리며 주인공의 말을 듣지 않다가, 결국은 절벽에 떨어진다거나 물에 빠진다거나 하는 최후를 맞이하게 마련인데. 보물을 찾아내자 마자 주인공에게 그동안 미안했다며 사과하는 공손한 악당. 그런 악당을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는 주인공. 뜬금없는 개과천선과 주인공의 리액션에 의아해 하는 관객들.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둑이 터져 물이 들어오는 상황이 되자 우리의 악당, 다시 여주인공의 목에 칼을 대면서 지가 살겠다고 지 먼저 나간댄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자기가 끝까지 남아서 레버를 돌리겠다고 하자, 갑자기 악당, 이건 둘이서 돌려야 문을 열수 있는 거라며 지도 같이 돌리겠단다. 이쯤되면 관객들 마음속에 '어쩌란 거야 ㅅㅂ' 가 요동치기 시작한다. 근데 갑자기 사정이 여의치 않아 둘 중 하나는 못빠져나가는 상황이 오자 급친절하게 자기가 막고 있을테니 주인공아 니가 나가란다. 자기가 여길 발견했다는 걸 알려야 할 사람이 있어야 되지 않겠냐며 방실 웃기까지 하는 그 악당을 보며 관객들은 하나같이 "왜! 왜, 이 ㅅㄲ야!"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며 발을 동동 구른다. 결국 스텝롤이 올라가고 빈 콜라컵을 손에 쥐고 일어나는 관객들의 마음은 괜히 싱숭생숭하고 표정은 어두운 것이다.

덧 1. 미국 대통령이 비밀의 책 47페이지를 보래더라. 그리고 그걸 우린 안 보여주고 니콜라스 케이지 혼자 보더라. 마칠때쯤 대통령이랑 둘이 저쪽 가서 쑥덕대더라. 밥 먹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속편 나온다는 이야기더라.

덧 2. 괜찮은 횽 하나 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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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완벽했던 저스틴 바사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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