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22일- "야! 엄마 없는 김지구 어디 가냐!" 우리 아빠가 그랬어. 애들이 지구 엄마 없다고 그러면 대답하지 말라구. "야, 김지구는 귀머거리에 벙어리다!" 우리 아빠가 그랬어. 애들이 놀려도 먼저 화내지 말라구. "벙어리 김지구, 그러니까 엄마가 도망갔지!" "나, 벙어리 아냐!" "으아, 김지구 또 돌멩이 던진다! 너희 아빠한테 다 일른다!" 아빠가 화내지 말랬는데, 애들한테 돌멩이 던지면 종아리 맞는댔는데, 그래도 지구 엄마 도망간 거 아니란 말야. 아름이 친구들아, 너희는 알지? -10월 23일- 아름이 친구들아, 잘 지내니? 지구도 잘 있어. 사실 지구는 잘 못 있어. 지구가 돌멩이 던졌다고 영석이가 아빠한테 일러서 종아리를 맞았어. 아빠는 또 술을 마시고 집에 왔어. 아빠는 지구한테 맨날 엄마 닮아서 속 썩인다고 보기 싫다고 말하지만, 지구는 아빠를 무척 사랑해. 아빠도 진짜로는 지구를 많이 많이 사랑하는데, 지구는 다 알고 있어. 맨날 잠꼬대로 지구 엄마, 지구야 부르거든. 궁금한 게 있어. 아름이가 그랬는데, 너희 별나라 친구들은 밥 대신 흙을 먹는다면서? 정말 신기하다. 아름이가 너희와 친구가 되려면 지구도 흙 먹을 줄 알아야 된다고 그랬어. 그래서 지구도 흙 먹어봤는데, 배가 아파서 혼났어. 처음에는 다 그런 거래. 매일 조금씩 먹으면 언젠가는 나도 너희들과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아름이가 그랬어. 대신 꼭 아름이가 보는 데서만 먹으라고 그랬어. 흙 먹는 건 비밀로 하기로 아름이랑 약속했지만, 너희는 아름이 친구니까 괜찮을거야. -10월 25일- 아름이 친구들아 안녕? 나 지구야. 오늘은 애들이 나쁜 말을 했어. 아름이가 거짓말쟁이고 사실은 지구를 놀리고 있는 거래. 걱정 마. 지구는 그 애들이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해. 아름이는 하나뿐인 지구 친구잖아. 그리고 아름이가 거짓말쟁이면 너희들도 진짜 없는 거잖아. 말도 안돼. 그치? 별나라 친구들아. 얼른 어른이 되어서 너희를 만나고 싶어.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 줘. -10월 30일- 아름이 친구들아 안녕? 오랜만이야. 아름이가 며칠째 보이지 않아. 애들 말로는 전학을 갔다고 해. 근데 나한테 말도 없이 아름이가 전학을 갈 리가 없잖아. 아마 내 생각에는 너희 별에 무슨 문제가 생겨서 급하게 돌아간 것 같은데, 아름이 거기 와 있지? 아름이한테 얼른 돌아오라고 전해줘. -11월 10일- 별나라 친구들아 안녕? 지구야. 아름이가 하도 소식이 없어서 선생님께 물어봤더니 아름이가 전학 갔다고 말씀하셨어. 선생님은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인데, 그럼 아름이가 거짓말한 걸까? 우리 엄마도 지구 과자 사러 간다고 그랬는데. 아니지? 아름이 금방 지구한테로 돌아오는 거지? 친구들아. 지구는 아름이가 보고 싶어. -11월 20일- 별나라 친구들아. 지구야. 아름이는 아직도 오지 않았어. 아름이 올 때까지 지구 혼자 몰래 흙 먹을려고 했는데, 영석이한테 들켰어. 영석이가 아빠한테 일러바쳐서 지구는 또 종아리를 맞았어. 이번에는 돌멩이를 던지지도 않았는데. 아빠는 지구가 너희들과 친구 하는 게 싫은가봐. 아빠가 엄마 없이 혼자라고, 지구도 친구 없이 혼자였으면 좋겠나봐. 아빠가 미워. 그리고 엄마도. 모두 다 미워. 지구는 혼자야. 아름이 친구들아. 나도 너희가 사는 별나라로 데려가 주면 안 돼? 아직 하루에 흙은 한 줌 밖에는 못먹지만, 그래도 데려가 주면 안 돼? -11월 23일- 아름이 친구들아. 어디쯤 와 있니? 지구는 지금 뒷산에 올라와서 너희를 기다리고 있어. 벌써 삼일째 여기에 있어. 가져온 과자도 다 떨어지고 너무 추워. 배가 고파서 흙을 좀 많이 먹었더니 배탈이 났는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 엄마가 보고 싶어. 아빠는 엄마를 못찾는다고 했어. 혹시 지구 엄마 거기 있니? 그렇지? 얼른 지구를 데려가 줘. 엄마도 만나고 아름이도 만나고 싶어. 응? 금방 올거지? 지구는 너무 졸려워서 딱 한숨만 자고 일어날게. 그 사이에 어서 내려와서 별나라로 데려가 줘. 약속했어! 알았지? 한페이지단편소설에 올린 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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